천생연분과 평생웬수
천생연분과 평생웬수

아주 오래 전일입니다
TV에서 노부부들이 나와서
스피드퀴즈를 푸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.
유독 한 부부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
제시어는 다름 아닌 "천생연분" 이었습니다.
설명은 할아버지가 하시고
정답은 할머니께서 맞추시는 형식이었습니다.
할아버지 : 당신하고 나하고 같은 부부관계를 말하는 것.....
모두의 시선이 할머니에게로 향했다.
할머니 : (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)
웬 - 수 !
순간, 스튜디오는 정적에 휩싸였다. 진행자도, 방청객도, 심지어 카메라 감독까지 숨을 멈춘 듯했다.
곧이어 폭소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.
진행자와 방청객 모두는 웃음을 참으며 할아버지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.
할아버지 : 그거 말고 4글자 있잖아^^
할머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눈을 굴렸다.
할머니 : 네글자... 네글자라...
할머니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, 다시 마이크를 잡고 자신 있게 말했다.
할머니 : 평. 생. 웬. 수.!
그야말로 비수를 꽂는 듯한 압권의 한 방이었다!
방청석은 문자 그대로 초토화되었다.
웃다가 배를 부여잡는 사람, 눈물까지 흘리는 사람,
자지러지는 웃음소리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.
하지만 그 뒤는 어떻게 되었을 지....
그 장면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'진정한 천생연분'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.
미움과 사랑이 뒤섞인 '웬수'라는 표현 속에,
반세기 넘는 세월을 함께하며 쌓인 끈끈한 정과 깊은 유대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.